늘어나는 이주민, 여전히 남아있는 의료 사각지대
법무부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278만 3천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5.44%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미등록 외국인은 약 39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주민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과 달리, 의료 접근성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특히 미등록 이주여성의 경우 건강보험 적용이 어려워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큰 경제적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또한 의료 정보가 부족해 산전검사를 제때 받지 못하거나 출산 직전이 되어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도움이 가장 필요한 곳으로
여의도성모병원에서 이주여성 산모들을 위한 지원을 하게 된 계기는 2017년,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을 위해 무료진료를 하던 도티기념병원이 문을 닫게 된 것이었습니다. 여의도성모병원은 병원 폐쇄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게 될 사람들을 돕기 위해 현장을 방문하고 도티기념병원의 추천을 받아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여성 산모들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도티기념병원이 문을 닫은 후에도 많은 산모들이 추천 쪽지 한 장을 들고 여의도성모병원을 찾아왔습니다. 필리핀, 네팔, 우간다, 카메룬 등 다양한 국적의 산모들이었으며, 진료를 위해 타 기관의 통역사가 함께 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통역 지원이 어려운 경우에는 영어와 번역기, 손짓과 몸짓에 의지해 상담을 이어가야 했습니다.
이주 산모들은 주로 단기 비자로 입국해 닭고기 가공공장이나 플라스틱 생산공장 등에서 일하며 본국에 있는 가족들을 부양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임신으로 인해 일을 중단하게 되면서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한국에서 교제하던 상대방이 책임을 지지 않고 떠나 홀로 출산과 양육을 감당해야 하는 산모도 있었고, 난민 신청자들도 있었습니다.
산모와 아이를 함께 지키는 일

<출산 후 진료 상담을 진행하는 모습>
건강보험 혜택을 받기 어려운 산모들은 비용 부담 때문에 산전검사를 포기하거나 출산 직전이 되어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산할 경우 천만 원 이상의 의료비가 발생할 수 있으며, 조산이나 응급상황이 생기면 부담은 더욱 커집니다.
여의도성모병원은 바보의나눔 지원사업 ‘이주민의 생명과 함께 걸어가는 여정’ 사업을 통해 매년 25명을 대상으로 이주 산모에게 산전검사와 분만 등 큰 비용이 드는 의료비를 지원할 뿐 아니라, 산후 진료를 통해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필요한 물품을 제공하고, 양육 환경을 점검하여 거주지 인근 기관과 연계하여, 안전한 환경에서 양육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출산 후 전기장판과 식료품 지원 모습>
병원을 찾은 한 우간다 출신 산모는 HIV 감염 사실을 숨긴 채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산전검사 과정에서 HIV 보균 사실이 확인되었고, 고국에서 받아 복용하던 약도 코로나19로 인해 구할 수 없게 되면서 치료가 중단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무엇보다 아이에게 감염이 전파될 위험이 큰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의료진은 감염내과와 산부인과가 함께 협력해 산모가 치료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필요한 약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고, 출산 직후에는 신생아에게 예방 약물을 투여했습니다. 다행히 산모는 건강하게 출산했고, 아이 역시 수직감염 없이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었습니다.

<출산을 위해 입원한 이주여성>
난민신청을 한 시에라리온 국적 산모는 홀로 아이를 출산과 양육해야 했는데, 두 개의 방에 여러 명이 함께 사는 쉐어하우스에서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별도의 화장실이 없어 공동 계단의 화장실을 사용해야 했고, 난방도 충분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특히 출산 시기가 겨울이었기 때문에 신생아를 이러한 환경에서 양육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병원은 산모가 출산 이후 안정적인 양육을 위해 미혼모 시설과 연계하였고, 일정 기간 동안 시설에서 아이를 돌보며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새 생명을 지키는 건강한 버팀목
여의도성모병원에서 2017년부터 시작한 사업을 통해 지금까지 지원받은 산모는 200여 명에 이릅니다. 고위험 임신, 조산 위험, 경제적 어려움 등 다양한 상황이 있었지만, 지원을 받은 산모들은 모두 건강하게 아이를 출산했습니다. 바보의나눔의 이주산모 지원사업은 단순한 의료비 지원에 그치지 않습니다. 산전검사와 출산을 돕고,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하며, 산모와 아이가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곁을 지키는 일입니다. 사업을 통해 지원받은 산모들은 건강하게 출산한 이후 다시 일을 시작하며 경제적 자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삶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미래를 계획하게 되는 변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심장초음파 검진을 위해 방문한 이주배경 영아의 손>
여의도성모병원 사회사업팀은 바보의나눔의 지원을 "새 생명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라고 표현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 사업은 단순히 한 사람을 돕는 일이 아닙니다. 건강한 산모가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도록 돕고, 결국 두 생명을 함께 지키는 일입니다.
기부자분들의 따뜻한 나눔 덕분에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산모와 아이들은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낯선 나라에서 홀로 출산을 준비하는 이주산모들에게 살아갈 용기와 희망을 전해주신 모든 기부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글 : 남진영>
늘어나는 이주민, 여전히 남아있는 의료 사각지대
법무부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278만 3천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5.44%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미등록 외국인은 약 39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주민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과 달리, 의료 접근성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특히 미등록 이주여성의 경우 건강보험 적용이 어려워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큰 경제적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또한 의료 정보가 부족해 산전검사를 제때 받지 못하거나 출산 직전이 되어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도움이 가장 필요한 곳으로
여의도성모병원에서 이주여성 산모들을 위한 지원을 하게 된 계기는 2017년,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을 위해 무료진료를 하던 도티기념병원이 문을 닫게 된 것이었습니다. 여의도성모병원은 병원 폐쇄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게 될 사람들을 돕기 위해 현장을 방문하고 도티기념병원의 추천을 받아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여성 산모들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도티기념병원이 문을 닫은 후에도 많은 산모들이 추천 쪽지 한 장을 들고 여의도성모병원을 찾아왔습니다. 필리핀, 네팔, 우간다, 카메룬 등 다양한 국적의 산모들이었으며, 진료를 위해 타 기관의 통역사가 함께 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통역 지원이 어려운 경우에는 영어와 번역기, 손짓과 몸짓에 의지해 상담을 이어가야 했습니다.
이주 산모들은 주로 단기 비자로 입국해 닭고기 가공공장이나 플라스틱 생산공장 등에서 일하며 본국에 있는 가족들을 부양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임신으로 인해 일을 중단하게 되면서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한국에서 교제하던 상대방이 책임을 지지 않고 떠나 홀로 출산과 양육을 감당해야 하는 산모도 있었고, 난민 신청자들도 있었습니다.
산모와 아이를 함께 지키는 일
<출산 후 진료 상담을 진행하는 모습>
건강보험 혜택을 받기 어려운 산모들은 비용 부담 때문에 산전검사를 포기하거나 출산 직전이 되어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산할 경우 천만 원 이상의 의료비가 발생할 수 있으며, 조산이나 응급상황이 생기면 부담은 더욱 커집니다.
여의도성모병원은 바보의나눔 지원사업 ‘이주민의 생명과 함께 걸어가는 여정’ 사업을 통해 매년 25명을 대상으로 이주 산모에게 산전검사와 분만 등 큰 비용이 드는 의료비를 지원할 뿐 아니라, 산후 진료를 통해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필요한 물품을 제공하고, 양육 환경을 점검하여 거주지 인근 기관과 연계하여, 안전한 환경에서 양육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출산 후 전기장판과 식료품 지원 모습>
병원을 찾은 한 우간다 출신 산모는 HIV 감염 사실을 숨긴 채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산전검사 과정에서 HIV 보균 사실이 확인되었고, 고국에서 받아 복용하던 약도 코로나19로 인해 구할 수 없게 되면서 치료가 중단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무엇보다 아이에게 감염이 전파될 위험이 큰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의료진은 감염내과와 산부인과가 함께 협력해 산모가 치료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필요한 약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고, 출산 직후에는 신생아에게 예방 약물을 투여했습니다. 다행히 산모는 건강하게 출산했고, 아이 역시 수직감염 없이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었습니다.
<출산을 위해 입원한 이주여성>
난민신청을 한 시에라리온 국적 산모는 홀로 아이를 출산과 양육해야 했는데, 두 개의 방에 여러 명이 함께 사는 쉐어하우스에서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별도의 화장실이 없어 공동 계단의 화장실을 사용해야 했고, 난방도 충분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특히 출산 시기가 겨울이었기 때문에 신생아를 이러한 환경에서 양육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병원은 산모가 출산 이후 안정적인 양육을 위해 미혼모 시설과 연계하였고, 일정 기간 동안 시설에서 아이를 돌보며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새 생명을 지키는 건강한 버팀목
여의도성모병원에서 2017년부터 시작한 사업을 통해 지금까지 지원받은 산모는 200여 명에 이릅니다. 고위험 임신, 조산 위험, 경제적 어려움 등 다양한 상황이 있었지만, 지원을 받은 산모들은 모두 건강하게 아이를 출산했습니다. 바보의나눔의 이주산모 지원사업은 단순한 의료비 지원에 그치지 않습니다. 산전검사와 출산을 돕고,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하며, 산모와 아이가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곁을 지키는 일입니다. 사업을 통해 지원받은 산모들은 건강하게 출산한 이후 다시 일을 시작하며 경제적 자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삶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미래를 계획하게 되는 변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심장초음파 검진을 위해 방문한 이주배경 영아의 손>
여의도성모병원 사회사업팀은 바보의나눔의 지원을 "새 생명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라고 표현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 사업은 단순히 한 사람을 돕는 일이 아닙니다. 건강한 산모가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도록 돕고, 결국 두 생명을 함께 지키는 일입니다.
기부자분들의 따뜻한 나눔 덕분에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산모와 아이들은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낯선 나라에서 홀로 출산을 준비하는 이주산모들에게 살아갈 용기와 희망을 전해주신 모든 기부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글 : 남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