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함께 가꾸는 ‘강 공동체’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2026-06-18

큰 강, 모든 강을 품는 한강


우리나라 국토의 약 5%는 하천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천은 오랫동안 생태적 공간이라기보다 개발과 관리의 대상으로 인식되어 왔고, 그 과정에서 생물 다양성 감소와 생태계 단절 등의 문제가 지속되어 왔습니다. 하천은 단순한 물길이 아니라 산과 바다,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중요한 생태 통로이자 시민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 생활 공간입니다. 도보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자연이기도 합니다.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은 2018년 설립 이후 한강을 중심으로 하천 생태복원과 시민 참여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한강’이라는 이름에는 단순히 서울의 대표 하천이라는 의미를 넘어, 전국의 크고 작은 강과 하천을 아우르는 “큰 강 ”과 더 나아가 “큰 공동체”라는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하천을 하나의 연결된 생태·문화 네트워크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출발한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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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 집 짓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들>



시민이 직접 가꾸는 강, 강문화 공동체의 시작


현재 바보의나눔 지원으로 진행되고 있는 ‘강문화공동체 발굴·육성·협력 사업’은 지역 하천을 기반으로 시민과 단체가 함께 참여해 생태를 회복하고 공동체를 형성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 사업은 단순한 환경 정화 활동이 아니라 강문화공동체 발굴, 시민 참여 프로그램, 생태 모니터링, 역량 강화, 네트워크 구축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


강은 범위가 넓고 지역이 분산되어 있어 시민이 중심이 되어 직접 하천을 관리하고 경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양평의 갈산공원을 사랑하는 시민모임, 춘천의 공지천사람들, 고양·파주의 도란도반, 서울의 마을언덕 사회적협동조합과 샛강시민연대, 수원의 수원환경운동센터, 안양·군포·의왕의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 등 7단체가 지역 하천을 기반으로 강문화공동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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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의 생태계 교란종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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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반의 하천 대청소>


이들은 정기적으로 쓰레기를 수거하고 생태교란종을 제거하며, 자생식물을 식재하는 등 직접 하천을 가꾸는 활동과 교육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동시에 생태 모니터링을 통해 수달, 조류, 식생 변화 등을 기록하며 하천의 변화를 관찰하고 있습니다. 또한 ‘수달 그리기 한마당’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각 지역에서 개최하여 아이들과 지역 주민이 자연스럽게 생태를 배우고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수달 그리기 한마당’ 으로 전하는 환경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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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 그리기 대회에 참여한 어린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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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달 그리기 대회 출품작>


이 사업의 중요한 상징은 ‘수달’입니다.


수달은 하천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 수달이 존재한다는 것은 해당 하천이 다양한 생물이 공존할 수 있는 건강한 상태임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수달은 생태계 회복의 지표이자 하천 건강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생물입니다. 참여 단체들의 꾸준한 활동이 이어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실제로 수달의 흔적이 발견되거나 무인카메라에 포착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참여자들은 “우리가 가꾸는 강에 수달이 돌아왔다”는 경험을 공유하며 자신들의 활동이 실제 생태 변화로 이어지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수달 이야기를 시민들에게 친숙하게 전달하기 위해 매년 5월 마지막 주 수요일인 ‘수달의 날’을 맞아 ‘수달 그리기 한마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림 그리기뿐 아니라 수달 만들기, 생태 체험, 자연 놀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며 아이들과 지역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하천 생태를 배우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양평에서 활동하는 ‘갈산공원을 사랑하는 시민모임’은 카약 탐사 프로그램을 통해 색다른 생태 체험을 선보였습니다. 참가자들은 카약을 타고 강을 따라 이동하며 수달의 흔적을 찾아보고, 활동가들로부터 수달의 생태와 하천 환경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강 위에서 바라본 풍경 속에서 참가자들은 평소 스쳐 지나던 하천이 다양한 생명체가 살아가는 생태 공간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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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산공원을 사랑하는 시민모임에서 진행하는 카약 체험>



강을 통해 변화하는 사람과 공동체


이 사업을 통해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생태뿐 아니라 ‘사람’의 변화입니다.


서울 홍제천에서 활동하는 마을언덕 사회적협동조합은 원래 산림 생태 모니터링과 환경교육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단체였습니다. 산과 강을 함께 연결해 살펴볼 필요성을 느끼며 본 사업에 참여하게 되었고, 지역 주민들과 함께 홍제천 가꾸기에 나섰습니다. 활동 초기 홍제천 하천변에는 생태교란식물이 번성하고 있었고, 주민들이 머물며 활동할 수 있는 공간도 부족했습니다. 참여자들은 정기적으로 하천을 모니터링하며 쓰레기를 수거하고 생태교란종을 제거했습니다. 또한 해당 지역에 적합한 자생식물을 심고, 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생태 공간을 조성해 나갔습니다.


그러나 활동 과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지난해 집중호우로 인해 참여자들이 정성껏 가꾸었던 식물들이 대부분 유실되면서 많은 이들이 허탈함을 느꼈고, 그동안의 노력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봄 다시 현장을 찾은 참여자들은 예상치 못한 변화를 발견했습니다. 이전에 관리했던 구역은 주변보다 생태교란식물의 확산이 적었고, 지난해 심었던 식물들도 다시 싹을 틔우며 자라고 있었습니다. 모니터링 결과 식물 종의 다양성 역시 이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경험은 참여자들에게 큰 의미를 남겼습니다. 단순히 꽃을 심고 쓰레기를 줍는 활동이 아니라, 작은 실천이 실제 생태계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홍수로 모든 것이 사라진 것처럼 보였지만, 꾸준한 관리와 돌봄의 흔적은 자연 속에 남아 있었고, 참여자들은 이를 통해 하천을 가꾸는 일의 가치와 의미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강을 관리 대상이나 여가 공간으로만 보던 시민들이 이제는 스스로 쓰레기를 줍고 생태교란종을 제거하며 강을 함께 돌보는 주체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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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언덕에서 진행하는 홍제천 모니터링에 참여한 시민들>



함께 만들어가는 변화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은 바보의나눔의 지원을 통해 강을 가꾸고 즐기고 배우며, 시민과 자연이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부자들의 따뜻한 나눔은 단순히 하천을 정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강을 중심으로 한 작은 공동체들이 전국 곳곳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글 : 남진영>